엉망이다, 우스이는 생각했다.
츠쿠시는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집에서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더라고 했었다. 끌고 나오기라도 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사실은 제대로 말도 붙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며칠 전이었지, 그게.
바닥이 서늘했다. 피비린내는 나지 않았다. 그대로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나. 둘. 셋. 몇 칸 되지도 않는 계단이 한없이 길게 느껴졌다.
처음 와 보는 것은 아니었다. 사사즈카는 꼬박꼬박 집을 찾았다. 세미나다 졸업 논문이다 국1 준비다, 이래저래 눈이 뒤집히게 바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덩달아서 우스이도 몇 번 발을 들였다. 그렇게 집이 좋냐, 팔자도 늘어졌다고 구박 섞인 농을 던졌지만 사사즈카는 매번 피식 웃으면서 그럼 싫겠냐고 대꾸를 해주었다. 못 말릴 놈이라고 투덜대면서도 우스이는 내심 이곳이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다. 저렇게까지 마음을 놓은 사사즈카는 보기 드물었으니까.
문을 열었다. 방 안이 쑥대밭이었다. 서랍장을 뒤집어엎고 손에 잡히는 대로 가방에 쑤셔 넣는 사사즈카의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무언가에 쫓기기라도 하는 듯이 다급하게, 돌아보지도 않고 뛰쳐나갔겠지.
그 잘나고 글러 먹은, 약한 모습이라고는 생전 보이지도 않던 놈이 발버둥친 흔적을 숨길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사라져버렸다는 게 정말 아팠다.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다 여기저기 할퀴어놓고 달아난 자국에 속이 긁힌 기분이었다. 제 서툰 말이 남겼을 상처가 손에 잡힐 것만 같았다.
이곳에 사사즈카 에이시가 있었다.
사사즈카가 없었다.
"망할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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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나와주질 않아서 살 수가 없다.
10년 전의 잠적 직후.
잔반 쓰다가 건드렸는데 같이 넣을 수가 없어서 리타이어하고 묻어둡니다. 이얏호↗우↘